[연설 전문] 교황, 정교회 총대주교 사절단에 “모든 제자들의 일치는 예수님께서 아버지께 요청하신 진심 어린 기도”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6월 27일,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미사를 경축하기 위해 로마에 머물고 있는 정교회 총대주교 사절들과 만났다.

교황은 연설을 통해, 올해가 로마 교황과 정교회 총대주교가 서로 간 만남을 처음으로 교환한지 50주년이 되는 해라고 말했다. 서방교회와 동방교회가 각각의 수호성인을 기리기 위해 로마와 이스탄불에 가톨릭과 정교회 양측 사절단을 보내는 전통을 시작한 것은 역사적인 만남이었다.

반세기 전인 지난 1967년 7월, 복자 바오로 6세 교황은 이스탄불을 여행하고, 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좌가 있는 파나르(Phanar)를 방문해 그곳에서 동방정교회 수장 아테나고라스 총대주교를 만난 바 있다. 같은 해 10월 아테나고라스 총대주교도 교황청을 방문했다.

아래는 정교회 사절단에게 하신 프란치스코 교황의 연설 전문:

 

그리스도 안에서, 존경하는 대주교님, 사랑하는 형제 여러분,

저는 여러분께 따뜻한 환영의 인사를 전하며, 여러분께서 로마교회의 중요한 수호성인들인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를 기리기 위해 이곳에 오신 데에 감사를 드립니다. 이 대축일의 기쁨을 우리와 함께 나누기 위해 여러분을 사절단으로 보내주신 바르톨로메오 총대주교님과 정교회 최고회의에게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베드로와 바오로는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이자 사도로서, 매우 다른 방식으로 주님을 섬겼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다양성을 통해, 두 분 모두 자신의 삶을 희생에 이르기까지 각자의 방식대로 심오하게 하느님 아버지의 자비로운 사랑을 경험하고 그분을 증거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고대부터 동·서방교회는 베드로와 바오로의 순교를 기념하는 하나의 축일로 결합시켰습니다. 주님께 대한 사랑을 위해 자기를 희생한 것을 우리가 함께 축하하는 것은 합당합니다. 일치와 다양성을 동시에 기념하기 때문입니다. 여러분께서 잘 알고 계시듯이, 도상학적 전통은 서로를 포옹하고 있는 두 사도를 보여주며, 이는 합법적인 차이가 공존해야 하는 하나인 교회 공동체의 예언자적 표징입니다.

로마교회와 콘스탄티노플교회의 사절단이 각 교회에서 존경 받는 성인들의 대축일에 상호 방문하는 것은 가톨릭과 정교회 간 완전한 친교의 회복을 위한 우리의 열망을 키워주며, 이 가운데 우리는 복음에 대한 공동의 기도와 봉사를 공유하면서, 이미 형제적 만남 안에서 그것을 앞서 체험했습니다. 예수 사후 천년 동안, 동·서양의 그리스도인들은 같은 성찬의 식탁을 공유하며, 같은 신앙의 진리를 보존하고, 사도들과 공의회의 가르침과 양립할 수 있는 신학적·영성적·교회법적 전통의 다양성을 구축했습니다. 이 경험은 우리 시대의 완전한 친교를 회복하려는 우리의 노력에 대한 참조점이자 영감의 원천입니다. 이 친교는 단조로운 획일성으로 이뤄져서는 안 됩니다.

여러분께서 여기 계신 것이 저에게는 환영의 기회를 가져다 주며, 다음과 같은 사실을 상기시켜줍니다. 올해는 복자 바오로 6세 교황님께서 지난 1967년 7월 파나르(Phanar)를 방문하신지 5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같은 해 10월 아테나고라스 총대주교님께서도 로마를 방문해주셨습니다. 전적으로 그리스도와 그분의 교회에 대한 사랑으로 이뤄진, 이 용감하고 선견지명이 있었던 두 분의 모범사례는 완전한 일치를 향한 우리의 여정을 재촉합니다. 50년 전, 이 두 번의 방문은 로마와 콘스탄티노플 교회의 신자들 사이에 엄청난 기쁨과 열정을 불러 일으킨 사건이었고, 각 교회에서 존경 받는 성인들의 대축일에 사절단을 파견하는 결정을 이끌었으며, 현재까지 계속되는 관습이 됐습니다.

저는 사랑하는 내 형제 바르톨로메오를 만날 기회를 주신 주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특별히 저는 카이로에서의 최근 만남에 감사를 드립니다. 그곳에서 저는 우리 시대의 교회와 세상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어떤 도전에 대한 우리의 접근방식 안에서 심오한 수렴점을 다시 한 번 보았습니다.

오는 9월, 그리스 레로스섬에서 동방정교회의 대주교님과 쿠르트 코흐 추기경이 공동으로 의장을 맡고 있는 ‘가톨릭교회와 동방정교회 간의 신학적 대화를 위한 국제회의 준비위원회’가 열립니다. 이는 파이시오스 수도대교구의 은혜로운 초대로 이뤄졌습니다. 저는 이 회의가 주님의 뜻에 주의를 기울이는 영적인 분위기 속에서 열리길 희망합니다. 아울러 세계 여러 곳에서 많은 가톨릭과 정교회 신자들에 의해 이미 만들어진 여정에 대한 분명한 인식을 통해, 교회일치적 대화의 미래를 위한 매우 유익한 결과를 제공해주기를 바랍니다.

존경하는 대주교님, 친애하는 형제 여러분,

모든 제자들의 일치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그분의 수난과 죽음 직전에 아버지께 요청하신 진심 어린 기도였습니다(요한 17,21 참조). 이 기도의 성취는 하느님께 맡겨드리지만, 우리의 온순함과 그분의 뜻에 순종하는 것을 포함합니다.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의 전구에 대한 신뢰와 함께, 그리고 성 안드레아의 전구에 대한 신뢰로, 서로를 위해 기도합시다. 그리고 우리에게 친교와 평화의 도구를 만들어 달라고 주님께 청합시다. 또한 부디 저를 위해 계속 기도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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